대선 후보 찬반 갈리는 '노란봉투법'이 뭐야?

‘노란봉투법’은 우리나라 유력 대선 후보들이 공약을 통해 각각 찬성과 반대를 외치는 법안이에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붙은 별칭이죠. 2014년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당한 뒤 파업에 돌입했던 노동자들에게 법원이 47억원을 물어내라고 판결한 적이 있는데요.

한 시민이 노란 봉투에 4만 7000원을 담아 노동자들에게 성금을 보낸 뒤 ‘노란 봉투 캠페인’이 확산했대요.
4만 7000명의 시민으로부터 15억원에 가까운 성금이 모였고, 이 일을 계기로 파업 노동자들에게 손해 배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안에 ‘노란봉투법’이라는 이름을 붙였대요.

노란봉투법은 쉽게 말해 기업이 노동자에게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청하기 어렵게 하고,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회사와 교섭하기는 쉽게 만든 법안이에요.

① 근로자 상대 손해배상 청구 어렵게

이전에는 파업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면 노조의 구성원 모두가 똑같은 책임을 져야 했어요.
노란봉투법은 노동자들이 함께 파업에 참여했더라도, 파업에 참여한 정도에 따라 책임을 다르게 지도록 해요.
회사 입장에서 노조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려면, 파업 노조원 각자가 회사에 어떤 피해를 얼마나 끼쳤는지 하나하나 따져서 입증해야 하죠. 손해 배상을 청구하기가 이전보다 까다로워질 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예요.

② 하청 근로자가 원청 사장 만날 수 있게

규모가 큰 기업들은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지 않고 여러 작은 회사에 맡겨요.
부품들은 중소기업(하청 업체)에서 만들어서 대기업(원청 업체)에 납품하는 경우가 많죠.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은 원청업체의 결정에 근로 조건이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원청업체의 사장을 대상으로 교섭하거나 파업할 수 없어요.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았으니까요.

노란봉투법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하면 원청업체 사장도 의무적으로 만나서 교섭하게 해요.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노조가 삼성전자에 직접 단체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

근로자의 파업권을 더 폭넓게 보장하고 하청업체 근로자의 권리도 강화한 법이지만,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자주 언급돼요.

① 기업은 손해배상 받기 어려워져

경영계에서는 불법 파업에 대해 노조원 개인별로 책임을 묻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발해요.
노조원들이 마스크·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파업하기라도 한다면, 누가 얼마만큼의 손해를 끼쳤는지 따질 수가 없다는 거죠. 책임을 증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손해를 입어도 배상받기가 어려워지고, 파업도 이전보다 과격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에요.

② 기업들의 혼란이 커질 거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의 경우 협력하고 있는 하청업체가 수백 곳에 달해요.
그런데 노란봉투법이 제정되면 수백 곳의 하청 업체에서 원청업체에 동시에 교섭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자주 겪으면, 규제를 피해 해외로 이전하는 곳들이 생길 가능성도 존재해요.
결국 국내 일자리와 투자가 줄어들어 국가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죠.